상호작용론과 불확실성 오리엔테이션

상호작용론과 불확실성 오리엔테이션

상호작용론은 사람들의 성격을 탐구하고 싶어 하는 성격심리학자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주제입니다. 특정 상황에서 개인들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연구하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주제인데요, 개인들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오늘 설명드릴 '불확실성 오리엔테이션'을 꼭 고려해야 합니다.

 

상호작용론

상호작용론은 성격심리학의 주요 개념 중의 하나로서, 이름 그대로 성격의 형성에 있어서 '상호작용(Interaction)'의 중요성에 주목합니다. 이는 개인의 성격을 이해하고 행동을 분석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조건과 요소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상호작용론자들은 성격요소와 상황요소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성되고 변화하기 때문에, 이러한 역동적인 관계야말로 성격심리학의 핵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상호작용론에 따르면, 특정 상황에서 개인의 행동이 일관적이고 패턴적으로 나타날수록 해당 성격요소가 일관성 있고 안정적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개인과 상황 간의 상호작용의 의미

개인과 상황 간의 상호작용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조금 더 자세하게 정리해 보면, 상호작용론에서 성격의 개인차에 접근하는 방식은 개인에 내재된 성격만을 연구하는 것도 아니고, 개인의 성격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주는 환경이나 경험적인 요소만을 연구하는 것도 아닙니다. 상호작용론자들이 특히 관심을 가지는 것은 성격이나 환경과 같은 어느 한 가지 요소나 특성이 아니라, 개인의 성격과 특정한 환경이 만나 어떤 시너지를 보여주고 어떤 반응을 끌어내는가에 관한 연구입니다. 그러한 상호작용의 관계에서 보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Sam과 Chris라는 개인이 있는데, Sam은 활달하고 긍정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고 Chris는 소심하고 부정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Sam과 Chris가 직장에서 해고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면 Sam과 Chris는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를 연구해 본다고 하겠습니다. 여기에서 상호작용론의 개념을 적용한다면, 연구자들은 단순히 Sam과 Chris이 해당 상황에 대해 보이는 반응을 기계적으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알고 있던 Sam과 Chris의 성격 차이에 대한 지식과 더불어 상황적인 요소가 그들의 성격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성격 차이에 따른 대응법과 결과의 차이에 주목할 것입니다.

 

불확실성 오리엔테이션

불확실성 오리엔테이션(Uncertainty Orientation)은 개인과 상황 간의 상호작용의 연구사례 중 하나입니다. 불확실성 오리엔테이션에서는 불확실성에 대해 상이한 특성을 보이는 개인들을 연구했습니다. 그룹 1은 불확실성에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불확실성을 해결하기 위한 방책을 찾는, 불확실성 오리엔테이션이 높은 개인들이었습니다. 반면, 그룹 2는 불확실성에 대해서 더 높은 스트레스를 받고, 불확실성에 대한 감정이 증폭되는 모습을 보이는, 불확실성 오리엔테이션이 낮은 개인들이었습니다.

 

이 두 그룹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하기 전에 앞으로 진행될 검사가 높은 중요도를 가지고 있다고 사전 고지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요? 불확실성 오리엔테이션이 높은 그룹 1에 속하는 개인들은 그러한 사전고지가 오히려 수행능력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반면, 불확실성 오리엔테이션이 낮은 그룹 2에 속하는 개인들은 이렇게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정보를 얻는 것이 오히려 불안감을 높이고 수행능력을 낮추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불확실성 오리엔테이션이라는 특성에 있어서의 개인차가, 똑같이 주어진 상황에 대한 접근법의 직접적인 차이로 이어진 것입니다.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상호작용론의 의의는 어떤 성격이나 특성 혹은 환경을 개별적으로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특정 상황에서 개인이 어떤 행동과 경향을 보일 것인지를 예측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더없이 긍정적이고 보상심리를 강화하는 환경이라고 하더라도, 그 똑같은 환경이 다른 특성을 가진 개인에게는 부정적이고 스스로를 위축하게 만드는 환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연구자들은 반드시 명심해야 합니다.

 

상호작용론의 적용예시

상호작용론의 적용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다양한 맥락에서 적용이 가능하겠지만 이번 글에서는 2가지 예시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먼저 교육적인 측면에서 상호작용론의 개념을 적용해 보았습니다. 아동교육에 있어서 다양한 팀워크와 발표 등을 통해서 아이들 간에, 선생님과 학생들 간에 유대감을 키우고 다양한 교류와 인터렉션(Interaction)을 통해 학생들의 외향성을 키우고, 적극적이고 동적인 수업을 독려한다는 개념은 오랫동안 중요하게 다루어진 주제였습니다. 물론 그러한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의 교육 또한 많은 이점이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내향적인 성격 또한 외향적인 성격 못지않게 많은 장점이 있으며, 교육 방법 또한 함께 협동하고 팀으로 과제를 수행하는 것 이외에 혼자 사유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보장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고, 특히 내향적인 성격을 지닌 학생들의 경우 외향적인 성격의 교육이 지나치게 강조되면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적극적인 교육환경'이라는 동일한 환경요소가 개인의 특성과 성격에 따라서 다른 영향과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상호작용론의 개념과 일맥상통하는 예시입니다. 

 

두 번째 예시는 Helen과 Hailee라는 두 개인을 가정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Helen과 Hailee는 둘 다 모두 직장과 연애에서 스트레스 상황을 겪고 있다고 합시다. 그런데 Helen의 경우에는 직장이나 커리어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에 대한 취약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Hailee의 경우에는 연애나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에 대해 더 취약성이 높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Helen과 Hailee가 직장과 연애관계에서 경험하고 있는 문제나 이슈가 서로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각자가 취약한 부분에서는 상대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느낄 것이고 더 강력한 문제행동이나 반응이 관찰될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이 사례에서도 위 사례와 마찬가지로 같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에 따라 상이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연구나 적용에 있어서 지나친 일반화를 경계하고 실질적으로 관찰되는 서로 다른 요소들 간의 상호작용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