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치료 원리와 인지치료 기법
인지치료의 목표는 내담자의 인지왜곡이나 인지오류를 식별하고 이를 수정함으로써 내담자의 문제를 해결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인지치료에서는 현재 관찰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추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담자의 사고체계를 점검하고 교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고의 유연성과 적합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인지치료에서는 내담자의 인지과정에 있어서 모종의 이유로 오류가 발생하고 있고 정보처리가 올바르게 되지 않고 있다고 가정합니다. 인지과정에 오류가 생기면 스스로에 대해서, 또 사회에 대해서 오해가 생기고 쌓이게 될 뿐만 아니라 사고가 둔화되고 경직되기 쉽습니다. 그 결과 사회 부적응이나 문제행동이 심화되기 쉬워집니다.
예를 들어 '모두가 나를 싫어한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내담자가 있다고 해봅시다. 사실 살다 보면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는 것처럼,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도 있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나를 싫어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살다 보면, 나에게 친절을 베푸는 사람에게도 다른 꿍꿍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고, 나에게 무례한 사람을 보면서는 그게 당연한 거라며 다른 사람도 모두 그런 식으로 자신을 대할 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모두가 나를 싫어한다'는 생각이 그 사람에게 있어서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 되어버리고, 우울한 감정과 사회부터의 고립 등 악순환이 반복될 우려가 있습니다.
인지치료의 문제해결 기법은 내담자의 자율성을 강조합니다. 치료자가 내담자와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여러 인지기법과 행동기법을 활용하여 내담자의 심리상태를 함께 분석하며 문제를 찾아가겠지만, 최종적으로는 내담자 스스로 자신의 인지과정이나 사고체계를 분석하고 문제점을 찾아내 해결하며 교정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와 같은 인지치료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인지치료 원리와 인지치료 기법이 도입되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인지치료 원리
인지치료 원리는 내담자의 인지의 문제점을 발견하여 교정하는 것입니다. 이때, 인지단계는 순서대로 '자동적 사고', '중간신념', '핵심신념', '인지도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자동적 사고'는 비교적 쉽게 포착할 수 있고 표면적인 성격이 있어서 오류가 있을 때 교정하는 것도 쉽습니다. 하지만 '핵심신념'이나 '인지도식'과 같은 경우에는 내담자의 내면 깊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교정에 더 많은 시간이나 리소스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내면 깊이 자리하고 있는 인지단계를 수정하거나 교정하게 되면 내담자의 사고체계에 있어서 핵심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교정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자동적 사고(Automatic Thoughts)'란 어떤 자극이나 상황이 주어졌을 때 자동적으로 마음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사고나 감정을 뜻합니다. 인지오류가 있을 때 자동적 사고는 극단적이거나 사실과는 다르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친한 친구가 내 옆을 지나가면서 인사를 안 했다고 깊은 서운함을 느끼는 경우입니다. 사실 친구는 내 모습을 못 봐서 인사를 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는데 상황이나 객관적인 사실과는 관계없이 친구의 마음을 자동적으로 곡해한 경우입니다.
'중간신념(Intermediate Beliefs)'은 상위 인지단계인 핵신신념의 영향을 나타나며 하위 인지단계인 자동적 사고를 유발하는 인지단계입니다. 특정 상황에서 내담자에게서 어떤 자동적 사고가 나타나는지를 결정하는 만큼, 유사한 상황에서 내담자가 어떤 태도나 관점을 취할 것인지를 예상하게 해주는 요소입니다.
'핵심신념(Core Beliefs)'은 중간신념과 자동적 사고를 결정하며, 개인의 사고를 이루는 핵심적인 사고들로써, 자신이나 타인 혹은 세계를 바라보는 일반화된 관점이나 견해를 뜻합니다. 이때, 개인은 고유한 핵심신념에 따라서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으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인지도식(Schemas)'은 개인의 인지구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개인이 행동하거나 사고를 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의지하는 구조나 틀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을 별모양 틀에 담아서 얼리면 별모양 얼음이 만들어지고 달모양 틀에 담아서 얼리면 달모양 얼음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개인이 어떤 인지도식을 형성했는지에 따라, 같은 상황에서도 매우 다른 해석과 판단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자동적 사고', '중간신념', '핵심신념', '인지도식'을 강아지에 빗대어 설명해 보면 '인지도식'은 동물, '핵심신념'은 포유류, '중간신념'은 개, '자동적 사고'는 리트리버(Retriever)라고 비유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식물이 아닌 동물이라는 가장 큰 특성이 있고, 그다음으로는 동물 중에서 포유류에 속한다는 특성이 있고, 그다음으로 포유류 중에서 개에 속한다는 특성, 마지막으로는 개 중에서 리트리버라는 종에 속한다는 특성이 있는 것입니다. 동물이라는 특성만으로 리트리버가 가진 모습들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쯤은 알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인지도식은 핵심신념과 중간신념과 자동적 사고에, 핵심신념은 중간신념과 자동적 사고에, 중간신념은 자동적 사고에 영향을 줍니다.
인지치료 기법
인지치료 기법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인지모델에 따른 사례개념화'와 '소크라테스식 대화' 기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인지모델에 따른 사례개념화
인지모델에 따른 사례개념화는 인지치료의 가장 특징적인 요소 중의 하나인데요, 내담자의 문제를 인지모델을 바탕으로 분석해서 문제해결 방법을 찾는 치료기법입니다. '사례개념화'는 내담자와의 상담을 통해 내담자의 자동적 사고, 중간신념, 핵심신념, 인지도식을 파악하고 어떤 수준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이때, 내담자의 사고체계뿐만 아니라 내담자의 경험이나 성장환경 또한 고려되어야 합니다.
자동적 사고가 가장 확인하기 쉬운 인지 수준인 것은 맞지만, 자동적 사고를 연구하더라도 더 상위 수준인 중간신념이나 핵심신념과의 연관성을 염두에 두여야 합니다.
소크라테스식 대화
소크라테스식 대화는 질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내담자의 인지적인 변화와 개선을 유도하는 치료기법입니다. 인지치료는 내담자가 스스로 자신의 인지체계의 모순이나 문제점을 깨닫고 교정하는 것을 이상적으로 여기기 때문에,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인지치료 기법에 의거한 질문을 던지며 문제 해결을 모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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